제목 : 프라다 '경희궁 프로젝트', 상업적 마케팅 논란
이름 : 관리자
등록일 : 2009-03-08 20:05:19
프라다 '경희궁 프로젝트', 상업적 마케팅 논란
다국적기업, 경희궁 내 대형철골공사‥문화재청 "잔디 일부 훼손돼 유감"
다국적기업 프라다 코리아가 추진 중인 경희궁 문화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안전문제와 함께 ‘상업적 문화마케팅’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프라다 코리아는 5일 현재 종로구 새문안길에 위치한 사적 제271호 경희궁에서 관련 프로젝트 철골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프라다는 지난 1월 13일 서울 경희궁에서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의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는 프라다가 서울에서만 유일하게 개최하는 초대형 문화 프로젝트로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가 디자인한 '프라다 트랜스포머'는 사면체 건축물이 회전하고 구조가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프라다 코리아측에 따르면 트랜스포머 프로젝트에는 건축, 미술, 영화 및 패션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프라다,
서울 경희궁서 초대형 문화프로젝트 추진
문화계 일각 "일부 문화재에 부정적인 영향" 지적
프라다코리아측은 이를 위해 움직이는 대형 철골구조물을 설치하는 작업을 지난해 3월 문화재청에 사업승인을 신청했고, 문화재청은 4월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한국 문화재 홍보 방안’ 등의 조건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위한 사적지 현상변경 신청을 승인했다.
프라다코리아에 따르면 프라다의 이번 프로젝트에는 서울시를 비롯해 현대자동차와 LG전자가 후원한다.
이와관련 현대차는 지난해 11월경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와 ‘제네시스 스페셜 에디션’ 차량 3대를 공동 개발, 차량 중 2대는 3월부터 서울 경희궁에서 열리는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에서 현장 경매를 통해 판매되고, 수익금 전액은 현대차와 프라다가 공동명의로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화계 일각에서는 이번 프라다 프로젝트에 대해 “외국계 기업이 한국 문화유산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문화계 관계자들의 경우 프라다 프로젝트를 위해 시공되고 있는 대형 철골구조물 설치과정에서 안전문제는 물론 궁궐 등 일부 문화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훼손문제 지적에 문화재청, "잔디가 일부 훼손된 것은 유감"
문화연대 황평우 "공공재, 왜 영리목적에 대여해주는지 이해안돼"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5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경희궁 같은 경우는 국가 사적지고 일제가 훼손한 대표적인 궁궐인데 이곳을 온전하게 보존해야지 사기업의 영업홍보를 위해 어마어마한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황평우 소장은 문화재청 임시사용 허락에 대해서도 “민간기업들에게 전통공연이나 체험하는 행사는 있지만 구조물을 궁궐안에 설치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작가주의 정신이 들어가 있으면 이해를 하겠는데 이것은 분명 상업시설”이며 “아무리 임시구조물이라고 해도 문화재 위원회에서 허락한 것은 문화재위원회의 존재가치에 의문을 가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황 소장은 “대형 크레인이 와서 계속 구조물을 연결하는 것을 봤다. 지금은 궁궐안에서 펜스치고 용접하고 불꽃이 떨어지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한다”며 “어울리지 않은 구조물을 들여와서 궁궐의 전통경관을 다 막아버리고 있다. 국민의 자산인 공공재를 왜 영리목적에 대여해주는지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현재 경희궁 시설관리는 궁궐을 포함한 문화재 시설부분을 서울시가 맡고 있는 실정. 궁궐 외 녹지부분은 종로구청이 담당하고 있다. 프라다 트랜스포머' 사면체 대형 건축물의 경우 현재 종로구청이 담당하고 있는 녹지부분에서 시공되고 있는 상태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2월 24일 한 언론매체의 보도와 관련, 해명입장을 내고 허가이유에 대해 “우리 전통문화의 소개와 문화체험 등을 연계한 국제 홍보를 의도한 것임을 감안하여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에서 현상변경을 허가한 사항”이라며 해명했다.
문화재청은 다만 “철골구조물 설치과정에서 잔디가 일부 훼손된 것은 유감으로 생각하며 향후 고궁의 역사문화 경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 감독에 철저를 기하겠다”며 “아울러 가설설치물이 최종 철거되기까지는 화재예방, 시설물 안전 등의 대책들을 철저히 수립하여 문화재 관리상에 문제가 없도록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조치토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승인을 한 이후 전반적인 경희궁 관리책임은 서울시와 종로구가 하게 되지만 문화재청도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
프라다 관계자 "언론보도된 안전관리 부분, 과장된 면 있는게 사실"
서울시 관계자 "서울이라는 도시 홍보할 수 있는 행사라 후원"
반면 프라다코리아 관계자는 5일 이같은 논란에 대해 “이미 (일부)언론에 보도된 안전관리 부분에 대해서는 과장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용접불꽃이 잔디에 튀는 경우 시공 안전팀이 소화기를 이용해 즉시 소화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안전관리에 대해서는 문화재 앞이기도 하지만 소화기를 배치하는 것과 안전관리담당자가 현장에서 안전교육을 하고 있는 등 안전부분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문화계의 비판적인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로 지적하는 구조물 부분도 현재 공사 중이기 때문에 한 단면만을 보고 말하는 것 같다”며 “경희궁의 경우 시민들을 위한 장으로 기존에도 활용되어 왔기 때문에 연장선상에서 우리도 시민들을 위해 문화체험을 제공하기 위한 일환으로 절대 프라다의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희궁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청 관계자는 “경희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자 서울이라는 도시의 이미지도 홍보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에 서울시도 후원했다”며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우 경희궁 사용 문제도 개방된 공간이라서 유연성을 발휘했다. 문화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을 할 필요가 없다”고 전제한 뒤 “그동안 숭례문 관련 화재 등 여러 사건이 있어서 전제조건으로 소방기준 등 안전부분에 있어 철저히 지키라고 업체측에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정연우 기자 adsjyw@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