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융건릉 난개발에 시름
유네스코가 조선왕릉 40기 모두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면서 융건릉을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계획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오랫동안 문제가 됐던 왕릉터 난개발 문제는 아직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조와 사도세자, 혜경궁 홍씨가 묻혀있는 융건릉입니다.
지난 6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조선시대 왕릉 40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경기도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융건릉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숨진 아버지를 평생 그리워한 정조의 효심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정호, 용주사 주지]
"죽어서도 아버지 사도세자의 청룡 능선 발치에 묻혀서 시묘효행을 완성하겠다고 한 정조대왕의 효심이 배어있는 초장 왕릉 터를..."
이에 따라 융건릉과 용주사를 연계해 '정조 효행테마코스'로 만들고 근처에
조선왕릉박물관을 세운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발 아래 묻히고 싶다는 정조의 바람이 실현된 바로 그 터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용주사와 융건릉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도 새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은 6년 넘게 공사에 반대하며 문화재청 직원들에 대해서는 감사까지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아직까지 왕릉터를 사적으로 지정하는 데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인터뷰:문화재청 관계자]
"융건릉 같은 경우는 글쎄, 저희들 구체적인 허가가, 보존정책과라고 혹시 아십니까? 그곳에서 공식적으로 허가가 나간 것이기 때문에..."
독일의 엘베계곡의 경우 관리나 보존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세계유산으로 등록됐다 결국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문화재를 상품으로 개발하기 전에 먼저 난개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