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예 연구소 (2003 ~ 2023)
제목 : 구성주의 미디어 이론에서 본 몸과 기호--매스 미...
이름 : 최형국
등록일 : 2004-03-24 16:06:20

매스미디어 

-미디어와 현실구성-                                             -최형국- 

* 미디어라는 일반 개념을 커뮤니케이션에서 관습화된 커뮤니케이션 수단, 미디어 제공물 및 그것을 만들기 위한 기술적 장치 및 미디어 제공물의 생산으로 구분하고 기술적인 처리절차를 동원하여 미디어 제공물의 생산과 분배를 담당하는 수단을 매스미디어라고 하자. 
이러한 매스 미디어를 통한 매스 커뮤니케이션은 대리경험을 대중들이 동시에 접하여 공유화 하는 능력을 갖게된다. 또한 매스 미디어는 대중들이 특정한 미디어 산출물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이미 특정한 인지적·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통한 현실구성의 특성을 암시한다. 즉 미디어를 접하는 대중들의 선택적 접근은 해당 미디어의 특성을 고려한 일정한 패턴의 현실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텔레비젼과 컴퓨터는 영상/음향/텍스트를 통합하는 매체성과 구성의 완벽성으로 경로화되어 핵심적인 미디어로 자리잡게된다. 
이러한 각 미디어간의 특성화는 세대간 혹은 남녀간의 특정한 현실경험을 재구성하고 이를 통하여 수용자 나름대로 다양한 미래 경험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실재와 미디어 현실을 단선적으로 참/거짓의 이분법에 따라 구분하기 보다는, 그 '실재'와 그 '미디어 현실'을 구성하는 그때그때 과정의 경험적인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미디어의 발달 : 현실 대체의 시발 
그로스클라우스는 '파노라마'에서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이르기까지 영상기술 생산의 역사를 개괄하면서, 미디어 발달과 연계되어 전개되는 지각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그는 그림과 관람자, 허구와 현실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최초의 단계를 간파하였다. "경계의 모호화와 마치...... 와 같다는 순간은 화면을 구성하는 시뮬레이션 장치의 특성을 암시한다. 즉 관람자는 파노라마에 매달려 움직이는 그림 앙상블로 인해 외부 시각은 상실되며(주체적 인식의 상실), 시.공간적으로 격리되어 시나리오의 총체적 경험을 모의 실행하게 된다. 파노라마를 시작으로 은판사진, 필름사진, 키네마토 그래픽, 영화와 텔레비젼, 비디오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이르기까지 세계 경험은 영상화된다. 이러한 매체의 발전은 그림과 사진이 여전히 미메시스의 착시에 고착되어 있는 반면, 텔레비젼이나 컴퓨터와 같이 기술적으로 조작된 동영상이 소개되면서 '출발-현실' 이라는 개념 자체가 의심받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언제나 사실을 기초로 하여 만들어졌던 미디어들이 이제는 사실이 아닌 허구의 세계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는 미디어의 발전을 대중들이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공동체의 커뮤니케이션의 생산과 재생산은 물론 심지어 공동체 자체의 재생산까지 변화시켰다. 그 이유는 시청각의 층위에 있는 '세계'가 더 이상 공동의 상호작용이 아니라, 공동의 지각하기라는 허구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미디어의 권력화 현상과 맞물려 있다. 
이후 시청자들이 그들의 지식과 체험 가능성을 텔레비젼의 주제 지평과 체험 가능성에 연계시키는 가운데, 하나의 조화로운 그리고 연계능력이 있어 보이는 실재 세계의 축소가 가능해졌다. 즉, 허구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상현실일지라도 그것을 바탕으로 현실세계의 또 다른 현실을 대중들이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러한 결과 미디어는 매개적인 실체성과 인간적 상호작용을 상실함에도 불구하고 현존성을 추측하게 하는 세계경험의 자명한 제2의 자연이 되어 버린다. 이때 텔레비젼이 구축하는 복합적 기호형성과정이 중요하다. 
텔레비젼의 복합적 기호형성과정은 제1기(1960년대)에서 현실을 바꾸로 세계를 둔갑시키며 새로운 공동체를 창출할 수 있는 '매체'로 등장한다(맥루언의 유토피아적 기능). 제2기(1970년대)에서는 현실을 '탈실재화'하고 복제와 현실을 혼합하여, 참과 거짓, 복제물과 원본을 뒤섞는, 말하자면 미디어를 통해 사실을 사이비 사전으로 해체하는 미디어로 간주한다. 제3기(1980년대)에서는 세계를 변화시키거나 탈현실화하지도 않고, 오로지 세계를 하나의 비디오적 사물로 창출하는 매체로 등장한다. 

미디어와 기억 
미디어의 발전이 문화에 미치는 영향도 결국 기억이라는 주제영역으로 집중된다. 애스먼 부부는 개인의 체험기뿐만 아니라 한 공동체의 정체성 구축이 전반적으로 기억에 바탕을 둔 이야기를 통해서 작동된다고 지적하였다. 즉, 공동체 구성원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문화가 형성되고 전파되어진다. 이때 문화는 한 사회의 구성원에 대해 동질적인 공시적 시간대의 창출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여, 기억과 회상이 핵심 역할을 하는 통시적 영역의 지속성을 운용한다. 이렇게 구성된 사회적 기억은 자기 스스로를 타자와 구분하는 가운데, 공동체에 대해 면역체계처럼 기능한다. 그러나 사회적 분화에 상응하는 특수한 지식으로서, 모든 개인들에게 나뉘었으며, 개인들 사이에서 부분적으로만 일치하는 사회적 지식은 물리적인 저장소에 집적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 사이에 생겨나는 사회조직에만 실체화되어 있다. 따라서 "공동체에는 기억의 저장모델이라는 의미에서의 지식 저장소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 기억'이 미디어에 의존하기 때문에, 역사에 대한 의미구성의 증거로서 문서보관소를 기억의 원천으로 소급할 수 없다. 즉, 기록 스스로 말하거나 문서보관소가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서보관소에 접근하는 구성원들의 행위조건과 사회정치적인 권력분배와 상응하는 형태의 의도된 사회적 기억의 재구성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의미산출을 위해 문서보관소가 보존하고 있는 단서들이 어떻게 이용되는 가에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여기서 구분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단순한 텍스트자료(인쇄 자료)와 영상자료(시청각 자료)와의 차이가 존재할 것이며, 이 둘의 경쟁은 필연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영상자료는 텍스트 자료에 비하여 보다 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과거를 재현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욱 증폭될 것이다. 이렇게 진보된 영상자료는 우리에게 망각과 회상의 균형을 유지해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