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앨빈 토플러 박사 기자회견" 디지털 기술혁명, 이제야 시작"
이름 : 심승구
등록일 : 2006-12-17 21:27:17
디지털 기술혁명, 이제야 시작”
앨빈 토플러 박사, 기자회견에서 지적
▲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토플러 박사. ⓒ
“150년 전의 교육과 다를 바 없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지금의 사회와 제도의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술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 사회의 전반적인 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교육시스템 개혁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21세기가 가장 절실히 요구하는 것은 창의력과 그에 따른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기술발전에 힘을 쏟아온 것처럼 모든 창의력과 인재를 동원한 교육을 통해 사회와 제도를 바꿔나가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그는 창의적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3의 물결’로 유명한 앨빈 토플러 박사는 지난 14일 산업자원부가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한 ‘부품•소재 신뢰성 국제포럼’에 참석, 기조강연을 하기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하면서 “세계 대부분 국가는 물건을 찍어내는 공장에 투입할 인력을 양성하는 150년 전 산업화 시대의 교육시스템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도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부한 교육제도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국가의 교육이 기술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토플러 박사는 국제 경쟁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제도부터 개혁할 것을 주문했다.
“학교를 개혁할 수 없으면 대체방안을 찾아야”
▲ 기조강연을 하는 토플러 박사. ⓒ
그는 “학교를 개혁(Reform)할 수 없으면 학교를 대체(Replace)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MS) 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한 이유는 사회와 제도를 바꿔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교육제도를 시험하고 시도해 볼 것을 권했다.
토플러 박사는 최근 발간한 저서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를 소개하면서 미래의 혁명적인 부는 설비투자와 같은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더 깊 숙한 펀더멘털(Deep fundamentals)에 있다고 주장했다. 혁명적인 부의 원천은 무형의 교육과 지식이 있다는 주장이다.
토플러 박사는 현재의 교육은 구시대의 산업화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춘 공장 시스템형 교육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명적 부의 시대(Revolutionary Wealth)’에서는 예전과 같은 직업과 기술로서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사회의 변화에 적응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제도를 혁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산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을 비롯해 기술 선진국들은 디지털 기술혁명이 충분히 이루어져 이제 낡은 기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전여 그렇지 않다”고 전하면서 “디지털 기술혁명은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그래서 티지털 기술에서 앞서있는 한국은 앞으로도 계속 이 분야를 개척하고 기술개발에 힘을 쏟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 토플러 박사와의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
“한국은 외부변화에 너무 의존하려고 해”
하와이 대학에서 짐 테이토 교수와 미래학을 연 토플러 박사는 한국경제를 진단하면서 외부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선택에 앞장서라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중국을 비롯한 외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너무 민감하다”며 "외적 상황에 의존해 한국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한국경제의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경제에는 돈으로 지불하거나 돈을 지급 받지 않으면서도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두 번째 경제, 즉 비화폐 경제가 있다”며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미래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고 예측하는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토플러 박사는 중국의 미래에 대해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는 항상 문제가 뒤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위험요소와 갈등은 존재할 것”이라며 “중국은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다른 어느 국가보다 불안정이라는 말을 두려워 해 왔고 현재 새 정부가 이에 대한 대처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파룬궁(法輪功)을 일례로 들면서 정치세력화를 두려워 해 대대적인 탄압과 박해를 가한 사실을 지적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는 위험요소도 있어”
그는 “중국이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 됐지만 중국 지도부는 지식사회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식사회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며 “그러나 제2의 물결과 제3의 물결이 뒤섞이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불안정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토플러 박사는 자신이 쓴 저서가 중국 정부에 의해 무단으로 일부 삭제된 사례도 덧붙였다.
북핵 문제와 관련, 토플러 박사는 북한에 대해 강경책을 주문했다. “북한 핵 시험발사에 미국이 약하게 대응할수록 대만과 일본 등을 자극해 아시아 전반에 핵확산을 조장할 수 있다”며 “북한은 핵에너지 기술 발전에 힘을 쏟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핵무기 개발로 이어져 전 세계를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치열한 국제경쟁에 노출된 한국 기업에 충고를 해달라는 질문에 토플러 박사는 “미래는 누구도 확실히 알 수 없다”며 “미래학은 미래가 오기 전에 현재 상황을 통해 어떻게 미래를 형성해 나갈 것인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답했다. 미래학은 가능한 미래변화를 짚어내는 일로 먼저 짚어내는 것이 곧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김형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