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예 연구소 (2003 ~ 2023)
제목 : 우리에게 타인이 필요한 까닭?
이름 : 관리자
등록일 : 2012-03-06 23:38:25

심승구의 세상이야기 2
- 2012년 3월 개강을 맞이하여 -   



우리에게 타인이 필요한 까닭?


나의 지각세계로
나는 내 등뒤를 볼 수 없다.
등 뒤는 내 경험세계에서의 여백이다.

타인은 내 등뒤를 본다.
타인으로 인해 나의 경험세계가 비로소 완전해 진다.
우리의 감각경험은  얼마나 협소한가?
독단적인 결정에는 여백, 한계가 반드시 따른다.

인간의 혐소한 경험
그로 인한 그릇된 판단, 결정--
이를 바로 잡으려면 타인이 필요하다.

우리는 신을 믿듯, 세속적 타인을 믿어야 한다.
타인을 믿을때에야 비로소
나의 세계는 완전해 지고 외롭지 않게 된다.  

내가 타인을 신뢰하는 순간
나의 협소한 세계는 무한히 학장될 것이다.
인간의 유한성, 바로 그것은 타인을 통해 보완되고 극복된다.  

그런데 얼마전 젊은 동료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했다.

잠시였지만,
내 등을 본 타인이었다.

새내기가 왁짝거리는 개강을 앞두고
그의 상실이 유독 아프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이승철교수다.
부디 명복을 빈다.


2012년 3월 4일 어둠이 깔린 저녁에  심승구